이 레포트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 여성에 의한 모란시장에 관한 것입니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로 동물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개고기 시장을 한번 자신이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에 모란시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레포트는 그 때의 상황을 전해 드리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 개고기 시장인 모란시장의 실태를 알리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므로, 동물문제를 생각하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생각에 당사자에게 게재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 레포트를 많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널리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전재할 곳은 동물보호관련 게시판에 한정 합니다.
그녀가 모란시장을 찾은 것은 2009년 8월로, 이 레포트는 1부~4부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인이 본 모란시장 3
불쌍한 애완동물을 파는 곳
개고기시장으로 유명한 모란시장은 실은 애완동물이 팔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시장 안 쪽에서 애완용 개와 고양이를 파는 곳이 있다.
개고기 파는 가게 앞의 우리에 넣어져 식용으로 팔리는 개들의 모습도 가슴 아프지만, 애완용으로 팔리는 개와 고양이들의 모습도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우선 동물들의 관리가 무서울 정도로 엉망이었다.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상품」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도 불쾌하지만, 굳이 사용한다 하더라도, 상품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동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작은 케이지에 과밀하게 밀어 넣어져 있다.
몸을 밀착시켜 포개져 있는 것은 사이가 좋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공간이 비좁기 때문이다.
케이지의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용기에 음식이 들어있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용물은 여느 때처럼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이다. 개에게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파도 섞여있다.
팔리는 것은 강아지가 많고, 그 다음 많은 것은 아기고양이이다. 토끼와 병아리를 파는 사람도 있지만, 역시 주류는 개와 고양이이다.
개는 시베리안 허스키나 비글, 요크셔 테리어 등의 순혈종이 많이 눈에 띄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굉장하다 싶을 정도로 잡종밖에 없었다.
어차피 문외한이 장사목적으로 번식시킨 아이들일 것이다. 고양이는 아무리 봐도 그 근처의 도둑고양이를 맘대로 교배시켰다는 느낌이다. 혹은 임신한 암컷고양이를 어디선가 날치기해온 것인지도 모른다.
문득 구석 쪽을 보니, 두 마리의 개가 들어있는 케이지가 격리된 상태로 놓여있었다.
두 개 모두 몸을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병에 걸린 것이 분명했다. 나중에 제대로 병원에 데려가는 걸까?
설마 이대로 물도 음식도 주지 않고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은 아니겠지.
그 옆의 가게에서는 치와와 한 마리가 케이지 밖에 묶여있었다.
피부병이 있는 듯, 털이 전부 빠져있다.
치와와는 목이 마른 듯, 혀를 계속 내놓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그릇을 보니 고형 푸드는 있었지만, 물은 없었다.
참지 못하고 60대 정도 되는 여성 가게주인에게 물은 없는 거냐고 물었다.
“너무 더운데 물이 없네요” 라고 말하며 치와와 앞의 그릇을 가리켰다. 그 여성은 “물은 다 마셔버렸네요” 라고 태연하게 대답하며, ‘그래서 어쩌라고?’ 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얘는 아직도 목이 마른 것 같은데요” 라고 한번 더 말했다. 좀 강한 말투로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여성의 표정이 급변했다.
“물은 다 마셔 버렸다고요!”
“물은 다 마셔 버렸다고요!”
“물은 다 마셔 버렸다고요!”
크게 소리치면서 나를 잡으러 오려 했다.그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툭 하는 소리를 내며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여기서 소동을 피우면 이 추한 노인과 똑같은 수준의 인간이 되어 버리리라.
왜 물 같은 것으로 그렇게까지 고집을 피우는 것일까.
에비앙이나 콘트랙스 같은 미네랄 워터를 사오라는 것도 아니고, 잠깐 안에 들어가서 더러운 수도꼭지를 돌리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제가 물을 갖고 있는데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개한테 물을 줘도 될까요?”
안 돼, 저리 꺼져!
안 돼, 저리 꺼져!
안 돼, 저리 꺼져!
너무 분해서 한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틈을 봐서 그 개의 그릇에 갖고 있던 물을 가득 넣어주었다.
물소리를 듣자 근처의 개들이 일제히 컹컹 짖기 시작했다.
그들도 분명히 죽을 만큼 목이 말라서 그런 것이겠지.
하지만 그들에게까지 물을 주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찌 됐든 우리 안에 물을 넣을 그릇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좋은 일을 하려고 했던 거지만, 오히려 미안한 짓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건 그렇고, 일단은「애완동물 시장」의 구역도 있지만,
개고기 판매가게 구역도 분명히 있어 이른바 식용견도 팔고 있었다.
대형견과 중형견이 한 마리씩 각각의 케이지에 들어가 있다.
가격은 큰 쪽이 22만원, 작은 쪽은 15만원.
케이지 바로 옆에는 강렬한 오렌지색으로 쓰여진 보신탕 간판이 서있다.
모란시장.
있으면 있을수록 마음이 황폐해지는 시장.
글 작성자 : M.H
글 소개자 : 미키
번역자 : 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