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관광과 곰 쓸개 쇼핑 여행기

조회 수 22062 추천 수 244 2004.11.25 00:00:00




이런 관광쇼핑에 대한 실태를 문화광광부는 조사를 하고 이를 규제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여행의 중지를 문화관광부에 요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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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우리 성산’ 반달곰 쓸개즙은 ‘연변투자‘?

민족주의 고취하는 조선족 가이드, 곰쓸개 채취는 한국의 ‘투자’로 호도
  
최인  
  
이번 여름 휴가는 우연히 백두산행이 됐습니다. 가족과 함께 간 백두산 일정은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고먼 여행이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북경으로 날아간 후, 다시 중국 길림성 연길시로 향했고 연길에서 하루를 묵은 뒤에 다음날 이른 새벽부터 백두산을 향해 길을 재촉했습니다.

38선을 넘어 우리 땅을 통해 갈 수만 있다면, 국경을 넘고 비자를 받고 하는 복잡한 절차없이, 보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이였겠지만,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연길에서도 백두산까지 버스로 왕복 11시간이 넘게 걸리는 멀고 먼 여정였습니다.

연길에서 백두산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농촌 풍경은 우리의 6,70년대 시골 모습을 보는 듯 한 착각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벼를 재배한 논과 구릉지대까지 심어져,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 밭은 광활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 줬습니다.

갑작스레 다가온 백두산 여행, 그렇기에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접하려는 마음의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천지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일정을 잘 잡아서인지, 하늘이 도왔는지 구름 한점 없는 천지를 대했습니다. 중국측 봉우리 천문봉에 오르자마자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찍느라 천지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천지를 바라본 느낌을 제대로 적을 수 가 없습니다. 그저 몇장의 사진 속에 남아 있는 모습으로만 천지를 기억해낼 뿐입니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시 백두산에 간다면 이렇게는 가지 않겠다는 다짐만 해 봅니다.

그날 우리는 장백폭포를 보고 근처 장백국제호텔에 묵었습니다.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연길로 돌아 오는 버스속에서 조선족 가이드는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열변을 토합니다. 문득 귀에 박히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우리더러 '잘못된 관광'을 했다고 합니다.

"아니, 그처럼 보기 힘들다는 천지까지 한눈에 보고 내려왔는데, 잘못된 관광이라니?"

그런데 가이드의 말은 이런 말이더군요,

“우리 땅 백두산을 찾는 길이 이렇게 멀어서야 되겠습니까? 왜 우리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찾기 위해서는 중국 땅을 밟아야 하며, 왜 중국의 영토를 거쳐야만 백두산에 오를 수 있는 겁니까? 하루빨리 우리 땅을 통해 백두산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말을 맺더군요,

윤동주 시인과 문익환 목사께서 다니신 대성중학교가 있는 ‘용정’과 두만강 접경 도시 '도문'도 들렀습니다.

연길에서 북경행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바로 반달곰 사육장(연구소)였습니다.

지리산에서는 그렇게 힘들게 천연기념물 329호 반달곰의 야생을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연길에서는 2천여마리의 반달곰이 반 야생상태를 오가며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연변조선족자치구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반달곰들. 한국의 일부 몰지각한 보신관광객들에 의해 수난받고 있다.     © 최인  

한편으로는 놀랍기만했습니다. 반달가슴곰은 백과사전에 “우리나라 백두산과 지리산 등 전지역의 높은 산 지대에서 서식하였으나, 현재는 10~20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가장 큰 동물로서 멸종위기에 처해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보호가 되고 있는 진귀한 동물이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ㆍ보호하고 있다”라고 소개되고 있는 귀한 동물인데, 연변에서는 수천마리까지 번식에 성공해 사육과 야생을 겸하고 있다니 놀라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가슴에 하얀 반달의 모습이 선명하게 박힌 반달곰을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보기도 처음이였습니다.

생후 1, 2년이 된 반달곰들은 보기에도 정말 귀여웠습니다. 마치 귀여운 반달곰 인형같은 생김새였습니다. 함께 간 아이들은 선뜻 반달곰 사육장 곁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이들 반달곰은 반 야생상태에서 사육되다가, 생후 4, 5년쯤 되면 다시 사육장으로 돌아온답니다. 그곳에서는 사육장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분히 의학적 내용이 담긴 이름 ‘반달곰 연구소’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인간을 위해 쓸개즙을 내놓기 위해섭니다.

1, 2년생 반달곰과 4, 5년생 반달곰이 놀고 있는 곳을 지나치면 '사진촬영 금지'라는 명패가 걸린 어둠 컴컴한 장소를 거치게 됩니다. 바로 반달곰 쓸개즙 추출 장소입니다. 그곳에서는 십여마리의 반달곰이 철창속에 갇혀 작은 호스를 통해 쓸개즙을 빼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몇 년전 우리나라에서 쓸개즙 추출을 위해 곰을 철창 속에 가둬 놓고 호스를 이용해 빼내던 충격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꿀을 좋아하는 곰은 미련해서 꿀물을 넣어 주면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쓸개즙을 추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4,5년생 반달곰에서 처음 추출해 제조한 ‘황담’은 황금색을 띠는 가루로 거의 만병통치약에 가깝게 홍보되고 있었습니다. 중국 연변조선족 자치정부의 허가 아래 그곳에서만 '황담'이 판매되고 있다며, 은근히 구매욕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작은 술잔에 황담 가루를 탄 술을 시음해보라며 권했지만, 냄새가 독해 몇몇 사람은 아예 입에도 대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의 건강을 위해 곰이 희생되는 게 무슨 큰 문제냐?”라고 반문할 수 도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없었습니다.

반달곰이 집단적으로 그것도 쓸개즙 추출을 위해 사육되고 있으며, 그 주요 판매 대상이 바로 대한민국 관광객이라는 점입니다. 아마 이같은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한때 동남아 보신 관광이 사회적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죠, 지금 연길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나중에 생각하니 조선족 가이드는 반달곰 사육장으로 가는 길에, 이런 얘기로 충격을 완화시키려 했던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는 심지어 살아 있는 원숭이의 뇌를 먹는(영화, 인디애나존스에서나 보던) 지역도 있다. 그만큼 중국 요리는 ‘육지에서는 다리가 있는 것은 의자만 빼고, 또 하늘에서는 비행기만 빼고 다 먹을 정도로 다양하다”고 말입니다.

물론, 중국 연변 자치정부의 허가 아래 한국 관관객을 상대로 이런 행위가 벌어진다는데 대해서는 시비 걸 일도, 시비 걸어봐야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유난히 건강보조 식품을 밝히는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것이라고 할 때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백두산 관광을 패키지로 가는 한국 관광객들은 필히 이 코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행여 백두산 관광길에 나서는 대부분의 한국관광객들에 대한 인상이 나쁘게 비쳐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돼서 이런 얘기를 던져 봅니다.

쓸개즙만큼이나 씁쓸한 기분을 뒤로 한채 연길공항에 도착했지만, 연길공항 면세점(?)에서는 웃지 못할 일들이 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반달곰 연구소(?)에서만 판매된다는 황담과 흑담 세트는 물론이고, 연변에 북한당국이 특별히 만들어 직접 생산 관리 판매하고 있다는 ‘안궁우황원’(고 김일성 주석과 고위 간부들만 먹을 수 있었다는) 역시 형편(?)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 얘기는 백두산 관광에 나서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다음에 이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조선족 가이드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반달곰 연구소등에서 이런 고가의 상품을 사주는 것을 조선족 자치구인 연변에 대한 투자로 이해해 달라고 말입니다.

글쎄요, 한편으로는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의 대단한 민족적 자긍심은 높이 사지만 이런 식의 투자(?) 강요는 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논설위원
  
  
2004/0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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