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AI)의 원인 재규명 요구 규탄문
작성: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한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류독감(AI)이 이례적으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 5월 23일 담양에서 발생했던 조류독감을 마지막으로 '조류독감의 종식선언'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정부는 2003년 최초 발생한 이후 2-3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조류독감의 원인을 철새라고 단정 지은 상태였다. 그리고 지난 2014년 6월 14일, 30도를 육박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조류독감이 조류독감 청정 지역이었던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하였고, 뒤를 이어 대구·전남에서 잇따라 재발하고 있다.
철새가 돌아간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해서 AI의 원인이 철새라고만 주장하고 있으며 <가축살처분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공장식 축산이 원인이라는 주장은 조류독감의 원인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방역대책도 철새가 원인이라는 단정 하에 수립되었으며, 공장식 축산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대규모 기업형 축산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형 축산은 축사의 조명, 환기 등 모든 환경 요인들이 생산성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수의 동물을 키운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동물들은 면역이 떨어져 가축전염병을 비롯한 질병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며, 어둡고 습한 축사의 환경은 바이러스가 증식·변이하는 데에는 아주 적합한 환경이다. 때문에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고 생산성만을 쫓는 기업형 축산은 자연히 동물에게는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귀결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 환경 속에서는 다양한 질병이 발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껏 <가축살처분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조류독감의 원인이 철새가 아닌 공장식 축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는 여전히 철새설을 고집하고 있다.
독일의 동물건강을 위한 연방연구소(FLI. Friedrich Loeffler Instiut)도 2011년 AI의 원인이 철새일 가능성은 낮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으며, 철새가 다 떠나고 30도의 무더위 속에 발병하는 이번 조류독감의 사태를 본다면 이제 조류독감은 우리나라에서 풍토병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밀집 대규모 공장식 사육이야 말로 조류독감의 대규모 발생과 풍토병화를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에 맞는 방역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대위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조류독감을 철새 탓으로만 돌리돌리고, 살처분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무모하고 반생명적 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현재의 살처분 정책을 당장 멈추고 조류독감의 원인을 재규명해야 하며, 이 과정과 근거를 명명백백히 밝혀 그 원인에 맞는 방역대책을 세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