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도종환씨의 글에서 얻는 교훈

조회 수 4239 추천 수 30 2008.01.04 15:31:38
경향신문 최근 칼럼에 난 시인 도종환의 칼럼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동물문제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및 동물감독관제도,  동물보호소의 제도가 정착되는 이 시점에서 동물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여 동물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진다.  또 서울시가 조례를 만드는데 이는 또다른 동물보호제도를 확립해나가는 단초이다.

얼마전에는 실험동물학회와 실험동물대체학회가 각각 정관을 바꾸어 동물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정관의 내용을 넣어서 법률적 요건을 갖춘 다음에 동물단체를 대신하여 동물실험윤리위원을 추천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져서 크게 놀랐다.

또 서울시 조례를 두고는 각종 이익단체들이 서울시조례에 집단의 이익을 반영하려고 하고 있어서
여러가지로 안심할 수 없는 사정이다.  동물단체가 어느때보다도 서로 의논하고 힘을 합하여 이 중요한 기회를 지나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칼럼]이산 정조의 죽음과 그 후


이산은 정조의 이름이다. 요즘 드라마를 통해 이 이름이 강한 인상으로 시청자들의 머리에 꽂히고 있다. 정조는 노론을 등에 업고 정치를 해야 했던 할아버지 영조와 다르게, 노론을 꺾어야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는 임금이었다. 그래서 그의 정치는 개혁적일 수밖에 없었다.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는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보다 10년 연하로 사도세자와도 불화관계에 있었지만, 정조 대에도 끝까지 노론 벽파라는 정치적 입장을 견지한 인물이다.

- 보수 재등장 개혁세력 와해 -

정조는 학문연마와 자기 수양에 힘쓴 공부하는 임금이었고, 활쏘기가 명궁의 경지에 이른 문무를 겸비한 임금이었다. 개혁정책을 입안하고 탕평책을 추진하던 규장각과 친위부대인 장용영은 정조의 개혁정치의 상징이었다. 정조는 금난전권을 혁파하여 특권적인 시전상업체계를 바로잡고 관영수공업에 종사하는 장인들의 명부인 공장안을 폐지하여 수공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특권상인과 관영수공업에 의해 고통 받던 소상인과 소상품생산자들이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경제개혁조치였다.

이로 인해 노론은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노론은 시전상인들의 금난전권을 보호해 주는 대가로 이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제공받아 왔기 때문이다.

정조라는 개혁권력과 채제공 정약용 등 도덕성, 참신성, 전문성을 고루 갖춘 신하들이 함께 정치의 주체가 되었던 이 시기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정조 이산은 49살에 급서한다. 세자는 나이가 겨우 11살이었고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정순왕후의 등장은 노론 벽파의 재등장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개혁세력의 와해를 뜻하는 것이었다. 정조 개혁정책의 무력 기반이었던 장용영은 해체되고 규장각의 특별한 기능과 권한은 회수되어 역대 왕들의 글과 도서를 관리하는 기구로 격하됐다. 특권층은 다시 살아났고 중소상공인들은 어려운 처지로 돌아갔다.

재위 24년간 보수세력인 노론 벽파와 끊임없이 싸우며 개혁정책,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펼쳤지만 개혁세력이 확실한 정치적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었다. 그때도 보수세력의 힘은 강력했고 개혁세력의 힘은 미약했다. 정조라는 개혁권력이 개혁세력의 편을 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균형을 유지했던 것뿐이었다. 치국과 평천하의 논리는 정치적 언술일 뿐 보수세력의 정치적 목적은 언제나 기득권을 유지하는 일, 어떻게 가진 것을 누리며 지킬 것인가에 있었다. 그것을 위해서 강고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개혁의 이름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행위를 노론세력은 참을 수 없었다.

- 기득권 유지가 진짜 정치 목적 -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온 노론 세력은 세도정치로 외척의 한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거나, 개혁권력과는 정반대의 인물을 왕위에 앉히기도 했다. 개혁성은커녕 권력기반이 전혀 없는 인물, 너무 총명해도 안 되는 인물 중에서 고르고 골라 왕위에 앉히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기득권 유지가 정치의 진짜 목적이었다. 그리하여 결국 조선은 망하고 말았지만 그들은 나라가 망한다 해도 자기의 기존권력이 유지될 수 있다면 관계없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보수세력 중에는 거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구체제를 혁파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개혁이 가능했던 시기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그 시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날려버린 이들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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