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범···객관적 시각을 가져야
철새류와 가금류의 순환감염설 대두
일부 살처분비용 AI 연구비로 돌려야
조류인플루엔자의 발병원인 규명을 위한 학술포럼이 지난 15일 프레스 센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의 핵심 사항은 철새류와 가금류의 순환 감염 설, 닭의 집단 폐사는 닭의 책임설, 닭과 사람의 감염 경로에 대한 체계적 연구 등 크게 세 가지가 대두됐다.
하림의 이문용 대표이사의 첫 주제발표로 시작된 포럼에서 이 대표는 AI로 인한 심각한 피해 현황을 자세히 소개하며 “2003년 발병시 있었던 ‘언론독감’이 이번 AI사태에서는 닭고기의 안전성을 중심으로 한 성숙한 언론보도가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어 송창선 교수(건국대 수의과대학)는 ‘국내 AI의 발병원인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주제를 통해 “AI의 모든 주범을 겨울철새로 보는 이론과 AI의 주범은 겨울 철새가 아니다는 두가지 이론이 있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교수는 두가지 이론의 극명한 차이점을 설명한 후 “텃새류의 조사도 필요하다”며 “겨울 철새가 닭에게 AI를 옮겼는지 닭이 겨울 철새에게 AI를 옮겼는지는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며 2가지 이론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쳤다.
최재천 교수(이화여대)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AI의 원인에 대해 분명한 답을 제시했다. 최교수는 “AI에 걸린 닭이 집단적으로 떼죽음을 당한 것은 농장안의 모든 닭이 유전적 선택이 없이 거의 복제된 닭과 같은 동질성 때문이다”고 규정했다. “간단히 말해서 다양한 곳에서 병아리를 데려와 닭을 키운다면 AI에 감염돼도 몰살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교수는 “정부가 죽은 닭 치우는 데는 100억 넘게 쓰면서도 AI 연구하는 데는 몇 천만원도 쓰지 않는다”고 뼈있는 말도 던졌다.
지정토론에서 안수환 상임고문(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은 AI의 감염경로를 ‘순환감염’으로 규정했다. 안 고문은 “바이러스가 농장내 안 들어오면 병에 안 걸린다. 야생오리·기러기·갈매기·도요새·텃새·돼지·사람·지표수·개·고양이·쥐의 농장내 출입을 철저히 차단해야한다”며 AI 차단 모식도를 설명했다. 또한 이것이 차단 방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토론 후 주어진 참석자의 질문 순서에서 양 융 교수(연세대)는 영국의 광우병 사태때 1700만두 폐살시킨 사건을 비유하며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프라이언을 발견하여 그 후 광우병이 걸려도 집단 폐사시키지 않는다”며 살처분 비용을 연구비로 돌릴 것을 적극 제안했다. 또 순환감염설에 대해 왜 물고기가 감염원에 빠져있냐는 질문도 던졌다.
조희경 동물복지협회장은 “AI 원인 규명이 철새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니고 닭을 키우는 농장의 집단 사육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곳은 병균이 말도 못할 정도며 사람도 감기 걸려서 그렇게 가둬 놓으면 폐렴에 걸려 당장 사망할 것이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원복 대표(한국동물보호연합)는 “살처분 현장에 가보면 닭이 살려달라고 울면서 푸대에 들어가 땅에 묻힌 후 포크레인으로 꾹 누르고 CO2는 형식적으로 분사한다”며 살처분의 문제점을 잔인하게 지적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먹거리사랑시민연합의 최진호 상임의장은 “오늘의 포럼은 답을 규명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며 모든 행사를 정리했다.
장창훈 기자 전업농신문 http://www.pa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