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온 숲은 다른 계절과 비교해서 무척 조용한 날을 보내고 있다.
겨울은 숲에서 생활하는 야생동물들에게도 휴식의 계절이다.
저마다 특색이 있는 네 가지 계절을 가진 우리나라의 야생동물들은 수천만년 동안 해마다 겨울을 준비해 왔으며, 또 그렇게 다음 세대를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철새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구의 반바퀴를 여행해야 하는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어느 강과 숲은 생명을 걸고 쉬어 가야 하는 휴게소나 다름이 없다.
겨울이 다가오면 이러한 야생동물들이 굶어죽는다고 먹이를 주거나 인공적으로 집을 지어주는 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우리나라 어느 산을 찾아가도 곳곳에서 인공 새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들이 진정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지 꼭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야생’이란 무엇인가? 동물이나 식물 등이 자연 안에서 스스로 자라나는 것을 의미한다.
야생은 자연 안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순환하는 원동력이다.
따라서 야생은 사람에 의해 가꾸어지고 다듬어지는애완동물이나 가축과는 다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야생동물이 야생성을 상실한다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한번 야생성을 잃어버린 동물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회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간이 놓아준 먹이와 지어준 집에 몇 번 맛을 들인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내려는 의지를 상실하게 되고 인간에게 의지하게 된다.
결국 야생성을 잃어버린 동물들은 가축이나 애완동물도 아닌 생태계의 건달들로 변해갈 것이며, 우리는 끊임없이 그들에게 먹이와 집을 제공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생물에만 국한된 문제라면 다행이겠지만, 숲은 그렇지 못하다.
특정한 나무는 새들이 그 열매를 먹고 씨를 배설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만들어낼 수 없다.
또 어떤 야생동물들은 그 나무가 없으면 먹이를 구할 수 없거나 집을 지을 수가 없다.
숲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들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하나의 행위가 숲에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풍성한 숲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새를 보려면 그 새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그 새를 위해서 먹이를 놓아주거나 집을 만들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새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새와 관계를 맺고 있는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의 관점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인간의 생각 안에 자연을 끼워 맞추기 시작하면서부터 나타나게 된다.
더 이상 일회성 혹은 광고성 행사를 위해 숲을 망쳐서는 안 된다.
숲이라는 자연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실천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새를 보려면 숲을 가꾸어야 한다.
김신회 ‘숲 연구소’ 실장 서울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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