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생학방의 자문위원으로 계시고, 동물의 해방론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신 김성한 교수님이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대참살에 대해서,  공무원의 고통, 축산농가의 고통등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동물의 문제가 중심에서 밀려나기도 한다.  이 글은  왜 공무원이나, 축산농가 못지 않게 동물의 고통이 더 심하고, 또 도덕적 고려가 되어야 함을 매우 분명히게 밝히고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이 내용이 너무 인간중심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현재의 살처분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준다.  생명체학대방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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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제역 파동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구제역이란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인 소, 돼지, 양 등에게 생기는 전염병으로, 입술, , 발굽 사이 등에 물집이 생기며 체온의 급격한 상승, 식욕 부진이 동반되면서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이다.

이러한 질병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커다란 문제인데, 전염성이 강하고, 치사율이 매우 높다는 이유 때문에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는 동물들을 모두 매몰 처분하고 있다. 현재 매몰된 소나 돼지의 숫자는 이미 100만 마리가 넘어섰고, 계속해서 구제역 지역은 확장일로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류 독감마저 발생하여 해당 지역 오리들이 살처분되었다고 하니 가히 전국이 도축장으로 변했다고 할 만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소나 돼지 등을 사육하는 농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방역 작업에 나서고 있는 공무원 및 관계자들은 모두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들의 고통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살처분을 받아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동물들의 운명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현재 구제역으로 인해 매장되고 있는 동물들은 소나 돼지 등의 가축으로, 거의 대부분이 언젠가는 고기로 변해야 하는 동물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매장당한다고 해서 이들 동물에게 특별히 안타까움을 표할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대체로 언론 보도는 인간의 고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하여 심지어 가축들을 살아있는 채로 매장하는 상황에서도 가축들의 고통을 거론하기 보다는 그러한 매장으로 인해 지하수 오염과 2차 감염 등 인간에게 돌아갈 피해만이 주로 언급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어차피 고기로 변할 운명의 동물이라고 해서 그들의 고통이나 복리 등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많은 윤리학자들은 동물들에게 일정한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는 단순한 감정이입이나 동정을 넘어서 윤리 이론을 통해 정당화된다. 그런데 만약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최소한 동물들이 아무렇게나 죽임을 당해선 안 될 것이며, 그들의 목숨 또한 가볍게 생각되어선 안 될 것이다. 이번 구제역 사태는 동물의 목숨을 가볍게 여긴 데에 따른 재앙이라 해도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닌 듯하다. 만약 구제역 발생 초기에 백신 접종 등 어느 정도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간보다는 동물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면 지금과 같은 커다란 재앙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많은 가축들을 살처분하여 매장하는 방법을 고수함으로써 백신 접종의 시기를 놓쳤고,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살처분 외에 구제역 확산을 막을 다른 방법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편의에 따른 처분을 피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농민과 동물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당위라고 한다면 방역 당국은 대량 살처분 방법만을 고수해서는 안 되며, 동물들과 농민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보도된 내용을 보면 구제역 확진을 받지 않았음에도 살처분되는 가축이 상당히 많은 듯하며, 심지어 가축을 살아있는 채로 매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특히 가축에 대한 생매장은 극단적인 만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만약 애완동물에게 그와 같은 처분을 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가축과 애완동물을 구분하고 있고, 현재 매장되는 동물들은 얼마 있지 않아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이라는 측면에서 가축과 애완동물은 구분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지금껏 살아왔으며, 애완동물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살지도 못한, 그럼에도 애완동물에 비해 특별히 쾌고감수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 동물에게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극심한 고통을 주는 것은 어떤 핑계로도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문득 청산별곡의 한 구절이 생각이 난다. “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한겨울 차가운 땅속에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원망하며 죽어간 이 나라 가축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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