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축산 다시 생각해보자

조회 수 9293 추천 수 0 2011.06.29 20:06:22

Ⅰ. 공장식 축산과 구제역

‘닭 1마리 키우는 면적 A4용지 3분의 2장, 새끼돼지 1마리 공간은 A4용지 2장 크기.’이는 축산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는 공간의 크기이다. 어미 돼지들은 쇠파이프로 짠 케이지에서 꼼짝도 못하고 갇혀서 새끼를 낳고 새끼돼지 100여 마리는 약 4.5평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자라고 있었다. 분뇨가스 때문에 돼지들의 눈을 시뻘겋게 충혈돼 있었다.

 

이렇게 참혹한 방식의 사육을 공장식 축산이라 칭한다. 공장식 축산이란 닭, 돼지, 소 가축 등을 대량 생산 하기 위해 좁은 케이지 안에서 기르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동물을 생명으로 보기 보다는 단순한 상품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제 논리에서 비롯된 사육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좁은 공간에서 많은 동물을 사육하는 것, 즉 공장식 축산의 원인은 이윤창출의 경제 논리에서 비롯되었고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를 수반하였다. 동물을 ‘생명’으로 보지 않는 잔혹함은 가축들이 햇빛을 받거나 움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육 상태에서 동물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밀집사육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질병 감염이 쉽게 발생 된다. 또한 비좁은 공간에 많은 가축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점도 질병확산을 빨리 퍼트리는 큰 주범이다. 구제역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생명 순환 고리에 있어서라도 공장식 축산은 개선 돼야 할 문제다.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 항균제, 성장호르몬 등을 투여 받아 대량축산 방식으로 길러지는 가축들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몸은 면역력이 저하되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축산 구조의 결과는 발굽이 둘로 갈라진 짐승들만 걸리는 구제역을 비롯해 콜레라, 브루셀라,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전염병을 불러왔다. 더욱이 이번 구제역 사태는 126일만에 마무리 됐지만 지난 넉달여간 347만마리가 땅속에 묻히고 피해액만 3조원에 이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10년간 살처분 된 짐승의 수는 2000만 마리 정도에 이르고 있다.

 

Ⅱ. 공장식 축산의 극복 가능성

 

 구제역에 관하여 정부는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를 목표로 대책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축산업 확 달라집니다.’라는 표어를 내 걸은 정책에는 강력해지는 초기대응, 국경검역 강화, 방역시장은 농가부터, 방역의무에 따른 보상금 차등 지급, 백신접종, 농장 소독과 외부인 출입관리 등의 방역체계 개선이 중심이 되어 논의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축산 구조에 따른 문제는 그저 선진 축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언급만 있을 뿐이었다. 단지 선진 축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말로는 아무것도 실현할 수 없다. 품종 개량, 사육, 운송, 도살, 살처분에 대한 기준설정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준들은 동물의 복지를 목표로 계획 되어져야 한다.

 

정작 내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농가들이 반드시 축산 교육 등을 수료하고 ‘허가’를 받아야 축산업을 할 수 있는 축산업 허가제가 도입된다. 허가를 받으려면 시설, 위치와 단위면적당 사육 수, 교육 수를 기준으로 충족해야 한다. 단위면적당 사육 수는 돼지의 경우 한 마리당 1.4㎡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농림수산부 측은 “단위면적당 적정 사육 마릿 수 기준을 설정했다고 해도 이를 적발할 인력 등이 부족해 실효성이 없다”고 하였다.

결국 정부의 새로운 대책은 현행 축산법이 ‘가축별 마리당 적정 사육 면적’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나마 현장에서 지켜진 경우가 거의 없던 지난 일들과 다를게 없다. 동물이 자연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대안적 농업 시스템에서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공장식 축산의 극복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

 

현 축산업의 상황 또한 좋지 않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의 축산농가 65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농가의 절반 이상이 ‘(밀집사육을 지양하는)동물 복지형 사육 도입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밀집사육이 보편화된 양돈, 양계농가의 경우 6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취재 중 만난 한 양돈농장주는 “지금의 축산물 유통구조에서는 친환경으로 키웠다고 해서 노력한 만큼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동물 복지형 축산을 하고 있는 사육주도 느끼고 있다. ‘강산이야기의’ 강 대표는 동물 복지형 축산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친환경 축산물 유통과정에서는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공들여 기른 만큼의 값을 주는 거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착하게 기르고, 좋은 돼지 만들고, 돈까지 더 벌 수 있다면 누가 동물 복지형 축산을 마다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막상 시장에 가면 다 같은 고기로 취급된다는 것, 아무리 친환경이라고 설명을 해도 결국 ‘가격’이다.

그러다 보니 농가들이 동물복지형 축산에 선뜻 도전할 수 없는 것이다.”정부가 시장 형성에 나서서 동물을 제대로 대접하는 농가에 타당한 가격을 지불한다면 공장식 축산을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Ⅲ.내가 생각하는 해결책

 

친환경 사육으로 개선되기 위해서 정부, 소비자, 축산업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선 친환경 사육을 위해서는 소비량이 필연적으로 줄어들어야 한다. 즉, 지나친 육식을 경계해야 한다. 늘어나는 육식 소비의 물량을 맞추기 위해 동물들이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서 사육된 것이다. 즉, 근본적으로 구제역의 발생은 인간이 저지른 인재다.

 

한편 정부는 친환경 사육을 이끌어 내기 위해 축산업자가 부담되지 않도록 경제적 정책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시설·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자금 확보, 토지 면적 확보, 안정적인 수입, 생산비보조가 이루어 져야 한다. 또한 친환경적 축산을 하고 있는 사육주에게는 장려금을 지급하여 많은 사육주들이 친환경적 축산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자라난 동물들을 소비할 수 있도록, 또 친환경적 축산업자들이 공장식 사육에서 가격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홍보를 했으면 한다. 공장식 사육의 원인과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또 왜 친환경적인 소비가 필요한지 등의 홍보물을 만들어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축산이 필요함을 알렸으면 한다. 이러한 홍보는 대학생 공모전이나 공익광고를 통해 실행해 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한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도록 가격조정과 사육보조도 이루어져야 한다.

 

방역, 소독만을 논의해서는 절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즉, 방역·소독이 구제역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구제역이 비롯된 주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공장식 사육이 동물의 생체 리듬을 깨뜨렸고 이는 동물들의 면역력 감소로 이어졌다. 결국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시스템을 가지고 겉 부분만 조금 손질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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