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겨울밤, 성남모란시장의 개, 고양이들은 어떻게 지낼까요?

밤에는   동물들이 갇혀 있는 철망을 얇은 천으로 덮어 씌여 놓았더라구요.(보이지 않게 하려고)
덮개가 있으나 마나  너무 얇아서  개,고양이,흑염소들이 이 추운 영하의 날씨에 그대로
노출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덮어주지 않은 누렁이들과 고양이들도 있었는데 몹시 추위에 떨었습니다.
움직이기도  비좁은 철망에 온종일 갇혀 있으니 추위가 더 심하겠지요...

아침이 되어 시장을 살펴보니,
한 평도 안되어 보이는 철장에 닭, 오리들이 각각 30여 마리가 빼곡히 들어 있었고
움직일 공간이 없어 온종일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사료와 물이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흑염소와 누렁이들도  한 철장에 10 여마리씩 있었고 비좁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물과 밥통은 꽁꽁 얼었는데 언 짠밥을 아침에 뜯어먹는 한 마리의 누렁이를 봤습니다.
누렁이들은 식욕이 없어 보였습니다.  거의 말라 있었고 뼈가 드러나는 몹시
마른 누렁이도 반 이상이었고 감기로 힘들어하는 등 아파보였습니다.
그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공포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으니 마르고 아플 수밖에....
한 누렁이만  사람을 보자 꼬리를 흔들까 말까 하더니 이내 조금 흔들었습니다.
그 모습이 더 가엾어 보이더군요...
누렁이들이 있는 철창 속에는 발바리도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들이 갇혀있는 철망 앞에서  가게 주인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두 마리가 잔뜩 경계하는 눈초리로 몸을 피하느라 애쓰고 옆의 다른 4마리쯤 되어 보이는
고양이들은 서로 몸이 엉겨붙어서 고개를 밑으로 처박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들이 몹시 말라 있어서 그 모습이 마치 한 마리의 고양이처럼 보였습니다.
철창속엔 밥, 물이 없었습니다.
고양이들은 그 가게 주인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얼굴을 숨기고
처박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이 올 때마다 잡혀 죽을까봐 얼마나 공포스러울까요...)
관절염이나 약으로 고양이를 쓴다고 합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솥단지들이 널려 있고 말끔한 집고양이 한 마리가 새장 안에서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누가  그 고양이를 버리고 간 건지...

개고기로 누렁이 한 마리에 13만원 하는데
크기가 작은 누렁이는 5만원 정도,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합니다.
약으론 25만원이랍니다.  약으로 고양이를 곁들여서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작은 개 4~5마리를 한꺼번에 넣으면 더 가격이 싸진다며
실외에 있는 밀폐된 철장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 속에서 작은 발바리, 시츄,닥스훈트, 시츄믹스견 등 소위 애완견으로 불리는
15여마리의 강쥐가 가득 있었습니다.
사방으로 밀폐된 철장이라  비좁은  어둠속에서 갇혀 지내는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애완견으로 불리는 강아지들은 그렇게 숨겨 놓고 고기로, 약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울어대던 집고양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사오기로 마음먹고 전화를 했습니다.
여자가 집고양이 살았어? 하고 남자 주인에게 물어보는 소리가 전화를 통해 들립니다.
그러더니 집고양이는 지금 없으니깐 봄에 다시 오라고 합니다.
한 발 늦었네... 그 고양이는 어찌된 것일까요?

주인이 없는 개,고양이들은 이런 곳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개,고양이 잃어버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시고  입양에 신중을 기해주세요.





요키

2005.02.25 13:45:38

직접 다녀오셨군요. 고통과 죄악의 현장을 자세한 글로 옮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백 마디의 감성적 구호와 호소보다 현장 속에서 몸소 확인하고 느낀 감정은 이렇듯 더욱 절절한 고통으로 다가오겠지요.
눈 앞에 보이는 듯 가슴이 미어지고, 복날에만 떠올렸던 그곳을 잠시 잊고 지낸 것에 죄책감이 더해집니다.
어디서 무엇부터 손을 써야 모란장 동물친구들을 구해줄 수 있을지 마음만 초조하고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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