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고양시 유기동물보호소에 있던 동물들의 모습.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사진=다음카페 분실견모임,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보호소야? 유기소야? 카페 모임 “이제 못 참아”
2004.12.23 (목) 15:54 미디어다음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일부 유기동물보호소 실태가 인터넷상에 고발한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동물보호 카페 회원들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당시 다음카페 ‘분실견모임’ 회원이 고발한 동물보호소의 실태는 심각했다. 유기동물보호소의 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하게 뼈만 남아있었던 것.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또 다른 동물보호 카페인 ‘동물사랑실천협회’ 도 뛰어들어 함께 실태조사에 나섰다.
카페 회원들은 “서울은 대부분 유기 동물이 발생하면 동물구조협회가 일괄적으로 맡아 관리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위탁금을 주고 관리를 맡기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며 “단순히 동물을 가둘 수 있는 시설만 있으면 맡기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양시의 실태가 고발된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보호소 실태를 감시하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운영자 박소연씨는 “첫번째 고발 이후 해당 보호소에 있던 동물들이 다른 보호소로 옮겨갔지만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옮겨간 보호소 역시 개의 사체조차 치우지 않고 있는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실태를 전했다.
카페 회원들이 고양시에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수 차례 건의를 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시의 태도에 변화가 없자 카페 회원들은 청와대, 감사원 등에 민원을 넣었다. 이들의 고발로 현재 고양시 관계자와 보호소 소장 등이 경기도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버려진 동물들이 올 해 초 한달 10~20마리 들어오던 것이 하반기부터 한달 80마리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며 “그 동안 예산이 한 달 180만원 정도에 불과해 제대로 시설을 갖출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러나 내년에는 예산이 한 달 1000만원 정도로 대폭 증가한 만큼 입찰 공고를 통해 시설을 선정할 예정이며 현재 좋은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페 회원들은 유기동물보호소 문제가 고양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전체의 문제로 보고 회원들을 모아 경기도 전역의 보호소를 둘러보고 그 실태를 비디오 카메라에 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박소연 씨는 “정부가 나서서 동물보호소에 대한 예산도 확대하고 동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며 “카페 회원들은 개선이 될 때 까지 지속적인 감시, 고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동물 관리에 힘써 동물들을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유기동물 보호소에서는 입양 시스템을 잘 갖춰 동물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다음 / 윤자영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