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걸렸다고 동물이 다 죽는 것은 아닙니다. 소의 경우, 치사율이 5%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95%가 되는 대부분의 소들이 구제역에서 회복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살처분을 합니다. 돼지의 경우에도 제대로 돌보면 치사율이 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동물을 죽이는 이유는 살아남은 동물들의 경제적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라고 합니다. 즉 큰병에서 살아남은 수척한 사람이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구제역에서 살아남은 동물이 고기의 무게가 별로 나가지 않고, 사료효율도 떨어지고, 우유도 그전처럼 생산해내지 않으니까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그리고 구제역이 전파되어 그 수많은 동물들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되어서 집단 살처분을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소와 돼지가 집단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병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돈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살처분은 경제우선주의가 만들어낸 제도일 뿐입니다. 동남아의 경우에는 살처분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남아의 축산업이 붕괴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눈앞에 닥친 이 엄청난 재난에서 동물의 재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인간의 도덕적 파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죄많은 축산과 살처분을 멈추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