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포트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 여성에 의한 모란시장에 관한 것입니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로 동물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개고기 시장을 한번 자신이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에 모란시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레포트는 그 때의 상황을 전해 드리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 개고기 시장인 모란시장의 실태를 알리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므로, 동물문제를 생각하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생각에 당사자에게 게재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 레포트를 많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널리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전재할 곳은 동물보호관련 게시판에 한정 합니다.

 

그녀가 모란시장을 찾은 것은 2009 8월로, 이 레포트는 1~4부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인이 본 모란시장 1

 

신기하게도 현실감이 결여된 느낌

 

서울 교외에 있는 모란시장에 다녀왔다.

모란시장은 한국 내에서도 최대규모로 알려져 있는 개고기 시장이다.

장이 서는 것은 매월 날짜에 4 9가 붙는 6일간뿐이지만 개고기 가게는 항상 열려 있어 언제라도 살 수 있게 되어 있다.

의외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개고기를 먹는 것은 한국에서 비합법이다.

서울 시내에는 개고기 요리점이 늘어선 골목이 있으며, 관광 안내책자에도 보신탕 등의 개고기 요리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도대체 왜 비합법이라는 건지 궁금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합법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더 가까울 수도 있다. 합법은 아니지만 정부가 눈감아 주고 있는 상태이다. 개고기는 식용가축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식육처리에 관한 규제도 전혀 없다.

 

모란시장에는 그런 탈법지역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채소, 과일, 식물, 건어물, 일용잡화 등을 취급하는 시장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발을 들여놓을 것 같지 않은 구석진 한 부분에서 개고기를 다루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뭐랄까, 시장의 주역은 다름아닌 개고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하철 8호선의 모란역에서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시장이 펼쳐져 있다. 시장의 첫번째 오른쪽의 넓은 통로에 진열되어 있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개고기. 그 외에도 흑염소, 오리, 닭 등이 있지만 90% 이상이 개인 상황이다.

전부터 인터넷 상에서 개고기 시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은 접해 보았지만 역시 실제로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개를 먹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그러나 모란시장이라고 하는 분명 특수한 시장을 걷다 보니 신기하게도 현실감이 결여된 느낌에 휩싸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슷한 느낌을 이전 여행으로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경험했다. 여행 일정의 마지막 날이 공교롭게도 희생제 날이었던 것이다.

 

희생제란 이슬람교에서 정해진 종교적인 축제일로 모든 이슬람 교도는 그 날 아침에 정장을 하고 모스크에 모여야 하며 그 때 한 집에서 한마리의 소나 양 등의 제물을 바쳐야 한다.

 

예배가 끝나면 몇 천 몇 만 마리의 가축이 마을 여기저기에서 일제히 도축되어 마을 전체 아니 나라 전체가 말 그대로 피빛과 피냄새로 물들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럴 때에 호텔에 잠자코 있을 만한 성격이 아니다. 한손에 카메라를 들고 홀로 카이로 시내를 산책하기 위해 나섰다.

 

가축을 소유할 수 있는 부유한 집에서는 도살이 각 가정 단위로 이루어진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가정이 호의로 공급해 준 가축을 여럿이서 나눈다.

 

카이로의 뒷골목에서는 그러한 가난한 사람들에 의한 도살이 여기저기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날카로운 칼로 목을 단숨에 베어 출혈사한 소의 시체가 길가에 널려져 있고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여러개로 나눈 고기 덩어리를 비닐에 넣어 주위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었을 때 사내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미안한데 사진은 찍지 마시오, 사내들 중 한사람이 말했다.

여행자인 당신에게는 신기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에게 이것은 매우 신성한 의식이오, 라고 그 사람은 말을 이었다.

 

알겠다며 카메라를 집어 넣자 사내들은 저마다 [고맙다]고 말했다. 괜찮다면 고기를 조금 가져가지 않겠냐고 권했지만 그것은 정중히 거절했다.

 

쓰러져 있는 소 주위에는 흘러나온 피가 물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그 피에 손을 적시고는 환호성을 올리며 그 주위를 뛰어다녔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머물고 있던 호텔로 돌아왔다. 현실의 세계인데도 어딘가 꿈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었다.

 

모란시장에서도 카이로에서도 눈 앞에서 잔혹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던 점은 같다. 아니 붉은 피를 본 만큼 희생제의 장면이 더 충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받은 인상은 전혀 달랐다.

희생제는 그것이 종교적인 믿음에 의한 탓일까 어딘가 신성한 느낌조차 있었다. 소들이 죽어가면서 외치는 신음소리를 들어도 그 피를 보아도 어딘가 납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모란시장의 개고기 판매장에 그러한 신성함은 결코 없다.

 

개고기를 파는 가게 앞에서는 가게 주인이나 그 가족이 모여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개고기 한번 보고 가라며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젊든 나이를 먹었든 그 피부는 한결같이 기름기가 흘렀고 눈 깊은 곳에는 야비한 빛을 띠고 있다. 그저 돈 때문에 죄없는 동물의 목숨을 빼앗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거기에 있는 것은 인간의 추접한 욕망뿐이었다.

 

사진은 식용견의 운반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트럭.

이 왼쪽에 개고기를 조리해 판매하는 가게가 두곳 있으며 그 앞은 쭉 개고기 판매장이다.

 

앞으로 몇차례에 걸쳐 모란시장에서 본 것들을 보고하려고 한다. 내용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정말 한번에 다 쓰기란 힘들 것 같기 때문에

 

 

글 작성자 : M.H

글 소개자 : 미키

번역자 : 박금숙(朴錦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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